Village of Haze (Angemaeul) 1982
극영화 연소자불가 대한민국 93분 1983-02-22 (개봉) 23,455(관람)
제작사
㈜화천공사
감독
임권택
출연
정윤희 , 안성기 , 박지훈 , 진봉진 , 오영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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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수옥(정윤희)은 두메산골의 초등학교로 발령받아 서울에서 내려온다. 수옥은 동네 어귀 버스 정류장에서 처음 본 남루한 차림의 깨철(안성기)에게서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 그녀는 동족부락인 이 마을에서 이방인인 깨철에게 마을 여자들이 밥도 주고 잠자리도 제공해주는 것을 보고 그의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남자 중 하나인 화천이 깨철이 자신의 처와 간통했다며 깨철을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동네 남자들은 성불구자인 깨철이 어떻게 간통을 하냐며 사실을 부인한다. 수옥은 마을여자들과 깨철의 성적관계를 의심하던 중 술집여자인 산월을 시켜 깨철이 성불구자임을 확인한다. 그러나 얼마 후 한 동네 아낙이 옥수수 밭에서 정사를 벌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고, 집성촌이자 모두가 친척관계로 얽혀 있는 이 마을에서 도시와 같은 익명성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마을의 성격에 대해 생각해본다. 동네 남자들은 술집의 벙어리 처녀 산월과의 관계를 통해 성적 욕구를 해소하지만, 도덕성과 전통을 강조하는 폐쇄적인 마을에서 마을 여자들에게 억압된 성적 욕망도 풀고 익명성도 보장해줄 수 있는 인물은 깨철이 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깨철은 동족부락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존재였던 것이다.
동네 사람들 중 하나인 동료교사를 통해 자신의 의심을 확인한 수옥은 호기심이 충족되자 깨철에게서 관심이 멀어져가던 중, 서울에서 약혼자 영훈이 내려온다는 소식을 접한다. 수옥은 큰 기대에 차 기차역으로 달려 나가지만, 며칠을 역에 나가 기다려도 영훈은 오지 않는다. 크게 상심한 수옥은 비오는 날 우연히 방앗간에서 깨철을 만나게 되고, 깨철에게 거의 강간을 당하다시피 정사를 나누게 된다. 수옥은 영훈을 기다리며 눌려있던 성적 욕구가 깨철을 통해 분출됨을 느낀다. 얼마 후 수옥은 영훈과의 결혼을 위해 마을을 떠나게 된다. 수옥을 배웅 나온 새로 부임해온 여선생은 동네 어귀에 앉아 있는 예사롭지 않은 깨철을 수옥이 그랬던 것처럼 섬뜩함을 느끼며 바라본다. 수옥은 깨철의 존재를 알려주려다가 그만두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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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참여사
  • 제작사
    : ㈜화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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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등급정보
(1) 심의일자 1982-12-28  심의번호 6147  관람등급 연소자불가  상영시간 93분  개봉일자 1983-02-22
내용정보
드라마 미스터리
개봉극장
허리우드(서울)
수출현황
인도(87)
노트
■ “폐쇄된 인간들의 끈끈한 삶을 표현한 작품”(당시 영화광고 문구)

■ “작은 얘기로 큰 주제에 도달하는 장인적 매력” (김영진)
이문열의 단편 소설 『익명의 섬』을 영화화한 <안개마을>은 임권택 감독의 80년대 작품세계를 시작하는 작품 중 하나로, 짧은 제작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영화는 당시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호평을 받아 런던영화제에도 초대 받았다.
이 영화는 여교사인 수옥(정윤희)의 내레이션이 깔리는 가운데 마치 인류학 보고서를 쓰는 듯한 그녀의 시점으로 관찰된 동족마을의 특징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배제했던 소설 『익명의 섬』과는 달리, 임권택 감독은 술집 여자인 벙어리 산월의 캐릭터를 첨가하면서 집성촌이라도 억압되는 성은 여성임을 드러낸다. 그런 사실이 외부와는 단절된 마을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것이다. 남자들은 산월을 통해 공공연하게 성적욕구를 해소하지만, 모두가 감시자인 마을에서 여자들은 그것을 숨길 수밖에 없다. 여교사의 관점은 산월을 통해 깨철의 성불구를 확인하게 하는 과감한 행위를 가능하게 한다.
거의 대사가 없이 진행되는 정윤희와 안성기의 연기는 여느 다른 영화에서보다 뛰어난 앙상블을 보여준다. 클로즈업을 통한 정윤희의 표정연기는 그녀의 충만한 지적 호기심과 성적 불안함을 잘 드러내며, 안성기의 눈빛 연기 역시 어눌한 말과 대조되면서 기분 나쁜 섬뜩함을 투사한다.

■ 제작후일담
임권택은 <안개마을>을 종료하고 <나비 품에서 울었다>를 제작하려던 계획이 틀어져 두 작품을 동시에 촬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임권택 감독은 장소 헌팅 여행을 하며 돌아다니다가 단양 쪽에서 산으로 둘러싸여 외부와 단절된 마을을 발견하고 계속 같이 작업해오던 스탭들과 조연들을 대동하고 마을에 들어가 12일 만에 촬영을 종료한다. 애초에 시나리오에 근거해 20일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겨울을 묘사하기 위한 눈이 오지 않아 열흘정도 눈을 기다리다가 눈이 오자 내려가 높은 집중도로 12일 만에 완성한다. 외부와 단절되어 갇혀있다는 분위기를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 망원렌즈를 주로 사용해 산이 더 가깝게 보이도록 표현했다고 한다.

■ 집성촌이나 다름없는 깊은 산속 마을에 한 여교사가 부임하고, 머리가 모자란 성불구자로 알려진 깨철이라는 거렁뱅이가 실은 이 폐쇄적인 공동체의 필요악이자 실질적 권력자임을 깨닫는다. 초법적 존재로서 ‘공인된 익명성’을 획득한 깨철이 마지막 시퀀스에서 보여주는 눈빛은 한국영화사상 가장 위압적이라고 할 만하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프리퀄.(김기호 한국영상자료원 영상복원팀, 영화천국 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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