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사회복무요원 영진은 좀 엉뚱해 보인다. 영진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사 진현은 냉소적인 것 같지만 실은 따뜻한 심성을 지녔다. 영진이 집에서 쫓겨나 노숙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진현은 영진을 자신의 집에서 지내게 해준다. 한편 복지관을 찾는 노인 순례는 너무 자주 진현에게 하소연을 해댄다. <부모 바보>는 이 인물들의 관계에 이른바 풍부한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다. 대신에 소수의 몇 가지를 반복, 재반복하자 기이한 인상들이 출몰하여 영화 전체를 감싼다. 이것이 이 영화의 천연덕스러운 마술이다. 특정 상황, 장소, 동작, 대사(혹은 침묵)이 절묘하게 반복되면서 매력적인 이미지와 장면들로 술렁인다. <부모 바보>는 매혹의 미니멀리즘이다. 기원을 따질 수 없는 괴유머이며 분류 불가능한 감정들의 쓸쓸한 잔해 더미다. 불가해함으로 치닫고자 하는 세련된 괴작이다. (정한석)
(출처 :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