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서울에서 대학을 자퇴하고 대구로 학교를 옮긴 수하의 이사 첫날을 다룬다. 부동산 아저씨와 월세방을 구하고 집주인과 입주민들, 그리고 동경하는 은재 언니를 만나는 게 다인 다이어리 같은 영화지만 수하에겐 이 모든 게 처음인지라 오늘 하루가 특별하다. 영화는 새로운 터전에 도착해 처음인 순간들을 마주하는 수하의 기분과 감정 상태를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묘사한다. 특히 어딘가를 바라보는 수하의 시선과 그 시점 쇼트가 효과적으로 쓰이며 그녀가 느낄 법한 설렘, 긴장, 낯섦, 기대, 걱정 같은 것들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누구나 겪었던 그 시절을 차츰 공감하다 보면 수하의 순진함과 어수룩함에서 오는 귀여움에 절로 미소 짓게 되는 동시에 똑같이 서툴렀던 예전의 내 처음이 기분 좋게 겹쳐진다. (제24회 대구단편영화제 오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