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정인이 고향 ‘박하마을’로 돌아오며 영화는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금의환향은 아니다. 상처 입고 지친 정인은 이곳에서도 긴장을 놓지 못하고, 마을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 정인을 업신여기며 위협한다. 그러나 혜정이 이 마을에 이사 오면서 그 공기를 바꾸기 시작한다.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자신들과 전혀 다르게 사는 혜정을 마을 사람들은 아니꼽게 여기지만, 그에 아랑곳 않고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즐기는 혜정. 정인은 혜정과 가까워지면서 더 이상 숨거나 도망치지 않기로 한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인은 이미 알고 있다고 혜정이 말한다. 이때부터 영화의 온도가 가파르게 솟구친다. 정인과 혜정이 자기 잇속을 차리기 위해 그들을 함부로 하려는 자들을 가차없이 대할수록, 그렇게 두 여성이 힘을 합칠수록 극의 통쾌함은 배가된다. 현실적인 풍경에서 시작해, 결코 가만히 당하지 않는 여성들의 질주로 나아가는 극의 흐름이 묘하고 매력적이다. 서미애 작가의 미스터리 소설이 원작이다. (제 27회 부천국제영화제 장성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