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오래도록 사람이 살지 않은 빈집이 있다. 동굴과 같은 돌담을 따라 한 노파의 작은 발이 들어선다. 문은 이미 열려 있었다. 문과 문 사이 높이 오르는 긴 나선형의 계단은 그녀가 살아 낸 순간이다. 생존을 위한 분투가 펼쳐지는 계단은 삶의 순간을 재생하는 공간이 되고 탈락자를 고르기 위한 춤이 시작된다. 놀이를 가장한 그들의 움직임은 서로를 추락시키려는 안간힘이자 얼마 남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치열한 싸움이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대한 회고 속에는 섬뜩한 죽음의 장면이 반복되고, 겨울을 마주한 대나무 숲이 부르는 마디의 노래는 슬프고도 아름답다. 12월 31일, 32일 …… 70일, 12월의 마지막 날은 계속된다.
(출처 :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