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울산의 별>은 삶이 고요하게 무너져 가는 풍경을 담담하게 잡아내는 영화다. 남편의 사고사 이후 조선소에서 일하며 집안을 꾸려가던 윤화는 해고 통보를 받는다. 설상가상 친척들이 갑자기 찾아와 문중 땅을 빼앗으려는 가운데 아들은 비트코인으로 거액을 날리고 딸은 학업을 포기한 채 서울로의 탈출을 꿈꾼다. 영화는 인물을 둘러싼 불행과 갈등을 단번에 해결하거나 깔끔하게 지워버리는 대신 불편한 상황을 가능한 한 오래 응시하는 쪽을 택한다. 그리하여 삶의 얼룩과 피로에서 눈 돌릴 수 없게 만드는 이 영화는 외면할 수 없는 것, 외면해선 안 되는 순간들을 새삼 일깨운다. 스스로 쉽게 연민하지 않으면서도 끝내 희망을 놓지 않는 태도가 미덥다. (송경원)
(출처 :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