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미영은 여덟살 외아들 현우가 자폐 진단을 받자 망연자실한다. 아이를 위해 좋은 치료 선생님을 구하고, 아이의 상태가 나아지도록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하지만, 갖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미영은 점차 지쳐간다. <선인장>은 자폐아를 키우는 부모가 겪는 심리적 방황을 차근차근 따라가는 영화다. 아이의 장애를 알면서도 심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겪는 미영의 마음은 그녀가 종종 꾸는 꿈을 통해 드러난다. 꿈 속에서 미영은 현우와 어렵지 않게 대화를 나누고 평범한 일상을 함께 하는데, 누군가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일상은 미영이 희구하는 꿈의 형태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는 이러한 미영의 상태를 마냥 부정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종종 엄마의 머리채를 휘어잡는 현우의 행동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두 사람의 관계에 기묘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두 사람이 겪는 상황은 남들과 조금은 다르지만 어쩌면 다른 가족의 일상만큼이나 평범한 행복 또한 그들이 누릴 수 있는 것임을, 영화는 조심스레 설파하고 있다.
(출처 : 제22회 가치봄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