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넉넉지 못한 형편 때문에 젊은 부부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둘 다 백방으로 직업을 찾고 있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그러는 사이에 남편은 아는 형에게 빌려준 카메라를 떼어 먹힐 위기에 처하고, 아내는 가계를 챙기려 사채를 빌려 썼다가 궁지에 몰린다. 사정상 험악한 일이 벌어지거나 막다른 길에 다다를 것만 같은데, 영화는 완전히 예상 밖의 태도와 재기로 이 곤경을 다룬다. 이 부부의 대화와 시선과 표정과 동작과 자세, 그리고 이것들을 담아내는 화면의 조도와 밀도는 해괴한 유머와 쓸쓸한 정서를 동시에 일으키며 관객을 흡수한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는 궁핍의 일상을 기이한 웃음의 터치로 어루만지는 희귀한 도덕적 희극이다. 마지막 장면, 그의 어떤 무력한 포기가 우리를 끝내 감동시킨다. (정한석)
(출처 :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