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늦은 밤 비 내리는 호숫가에서 홀로 낚시를 하고 있는 남자에게 속옷 차림의 낯선 여자가 숲을 헤치고 달려와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한다. 남자는 여자가 말 못하는 벙어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간절한 그녀의 부탁에 못내 그녀를 따라나서게 된다. 여자와 함께 야산에 도착한 남자는, 큰 가방 속에서 손발이 묶인 채 피를 흘리며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여자의 남편을 보게 된다. 여자는 남자에게 삽을 쥐여주며 빨리 남편을 죽여 달라며 눈물을 흘린다. 잔뜩 겁에 질린 남자, 피를 흘리며 살려달라는 여자의 남편. 그리고 벙어리 여자. 그들에게서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가 여자의 육체를 타고 흘러내려 온몸을 흠뻑 적시면... 남자의 눈동자는 서서히 탐욕으로 가득 찬다. 탐욕은 또 다른 욕망을 낳게 되고 그 욕망은 또 다른 집착으로 이어지고 결국 남자는 당면한 파국의 끝자락에서 스스로 자멸해 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