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매일 죽겠다고 다짐하지만 정작 알코올성 치매로 그 다짐을 매번 잊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는 남자. 이 남자만큼이나 술에 절어 매일 슬픔과 무력감으로 살아가는 여자. 둘은 생면부지의 관계지만, 좁은 동네의 길목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어쩌다 보니 같이 술을 마시게 되고, 이유는 잘 알 수 없어도 남자의 희박한 기억력을 이용해 여자가 남자의 애인임을 자처하게 되고, 남자는 그걸 믿게 되고, 그리고 둘은 함께 죽기 위해 길을 떠나게 된다. <온 세상이 하얗다>에는 말이 되는 상황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보는 내내 호기심이 가득해지고 리얼하다고 느껴진다. 전반부에는 기괴함과 음산함과 우스꽝스러움이 함께 기거하고, 두 인물이 길을 나선 뒤로는 몽롱함과 아득함과 때로는 평안함이 피어나는, 괴이하고 매력적인 러브스토리 혹은 로드무비. (정한석)
(출처 :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