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중년의 해고 노동자 재복은 얼마 전 해고 무효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더 싸울 여력도 여지도 없어진 그와 동료들은 추운 텐트에 앉아 망연 자실하다가 우리라고 휴가를 못 갈 건 무엇이냐며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휴가를 떠난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딸들은 무력한 아버지 재복을 반기지 않고 재복도 그만큼 더 미안하다. 큰 딸이 필요한 대학 예치금과 작은 딸이 갖고 싶어하는 롱 패딩 값이 재복을 초라하게 만든다. 휴가는 커녕 재복은 친구가 관리자로 있는 가구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휴가>는 , <파마>, <천막> 등의 단편을 만들었던 이란희 감독의 첫 번째 장편영화다. 그녀가 단편 영화로 성실히 주력해 온 문제의식은 <휴가>에서 종합되고 발전되어 새로운 도약을 이룬다. 시종일관 나직하게 전개 되는데, 마침내 가슴이 미어진다. (정한석)
(출처 :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