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수형은 건어물을 유통하며 생계를 꾸려 나가는 싱글맘. 그가 몰고 다니는 탑차 트럭에는 언제나 사랑하는 아들이 함께 타고 있다. 어느 날, 평소 연락도 잘 하지 않고 지내던 아버지가 불쑥 나타나 엄마가 죽는 꿈을 꿨다고 말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해 보니 엄마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고, 어디론가 떠난 뒤 연락도 끊어진 상황이다. 수형은 아버지, 그리고 아들과 함께 탑차를 몰고 엄마를 찾아 나선다. 딸인 수형은 엄마의 안부가 걱정돼서 길을 떠났겠지만, 아버지의 경우는 좀 다르다. 그동안 엄마는 아버지의 무관심과 가부장적 권위주의 때문에 밖으로 나와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아버지는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안함 대신 여전히 질투와 집착만 내비친다. 마침내 가족이 재회하게 됐을 때, 아버지가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은 그가 여전히 변화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함께 그의 가부장적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반면, 이와 대비되는 것은 드림캐쳐와 러브젤, 그리고 스페인어 회화책이라는 소품으로 간결하게 표현되는 엄마의 욕망이다. “나, 지금이 좋아”라는 대사는 엄마의 생생한 자신감을 드러낼 뿐 아니라, 딸인 수형에게도 큰 힘을 주는 듯 보인다. [문석]
(출처 :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