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을왕리 해변에서 배달을 하는 서른두 살 시헌은 곧 늦깎이 대학생이 된다. 식당 이모들의 축하를 받던 어느 날 처음 보는 일본인이 찾아와 엄마가 죽었다고 말한다. 서른인 료타는 시헌이 어릴 적 도망간 엄마가 일본에서 새로 꾸린 가족의 아들이다. 처음 만난 형제는 시헌의 동네 친구 예진과 함께 엄마의 패물이 묻혀 있는 차이나타운 옛집을 찾아간다. 떠나보낸 가족의 숨겨진 삶을 되짚는 건 방성준 감독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다. 단편 <목련에 대하여>(2017)에선 아들이 아버지의 영혼을, <그 언덕을 지나는 시간>(2018)에선 어머니가 죽은 아들의 시(詩)를 만나며 살아갈 온기를 얻는다. <뒤로 걷기>는 시헌이 외면해 온 유년기를 돌아보는 로드무비다. 인천에서 영화를 찍어 온 감독의 애정 어린 시선이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새삼 일깨운다. [나원정]
(출처 :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