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미진의 꿈은 배우다. 미진은 동료 직원에게 자신은 이런 일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금 하는 일을 종착역이 아닌 환승역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미진은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정작 자신은 바쁘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은 있지만, 방법을 몰라 뒤죽박죽으로 살아가는 삶. 혹은 방법은 잘 알고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 문득 ‘요즘 얘들은 외곬은 강하지만 그걸 지탱할 알맹이는 작다’는 영화 소셜포비아의 대사가 생각나기도 한다. 혹자는 미진을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라 생각하겠지만 다른 혹자는 나처럼 미진에게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우리 삶에서 로또 당첨과 같은 양자도약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배우는 탄생하기보다 만들어지는 것이고 대개 노력은 인생을 배신하지 않는 편이다. 영화는 말한다. 주어진 일부터 차근차근하라고.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기보다 일단 쉬운 일부터 하고 보라고. 그러니 나도 밀린 청소와 설거지를 한다면 내일은 오늘보다 더 완벽해지지 않을까. (제20회 대구단편영화제 예심위원 고현석)
(출처 : 제20회 대구단편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