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십대 소녀 옥주와 어린 남동생은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의 집에서 더부살이를 시작한다. 이 집에 가끔 옥주의 이모가 놀러 오곤 한다. 옥주는 여기서 유년의 가장 중요한 한 시절을 보내게 된다. 잊지 못할 사랑과 상처와 갖가지 작별의 순간들이 옥주의 삶 안에 각인된다. 무엇보다, 옥주와 남동생, 이 어린 남매의 캐스팅은 너무나 절묘하면서도 성공적이어서 이 영화의 감독이 배우를 기용하고 연출하는 데 있어 얼마나 밝은 눈을 지녔는지를 알려준다. <남매의 여름밤>에서는 몇몇 아시아의 위대한 거장 감독들과 함께 특히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향력을 확연히 감지하게 되지만, 그것 자체가 흠이 되진 않는다. <남매의 여름밤>은 고레에다의 영화를 손쉽게 흉내 내려 하는 대신 간절히 배우려 한다. 고레에다 영화의 간곡한 계승자가 되기를 바라는 영화가 여기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너무 과장일까.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정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