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좀도둑으로 살아온 김씨는 지적 장애를 가진 손자와 단둘이 살고 있다. 두 사람은 그저 무심하게 살아가게 살아가지만 둘의 관계는 미묘하게 맞닿아 있다. 그러던 중 김씨의 야밤의 도둑질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린다.
[기획의도]
평생을 좀도둑으로 살아온 김씨와 지적장애를 가진 손자 용식. 학습할 것이 없는 할아버지와 학습 받을 수 없는 손자의 상태로 살아가는 두 사람. 일종의 사회적 장애인으로서 도둑인 할아버지와 지적장애인으로서의 손자. 단둘이 초라하게 살아가며 사회적으로 폐쇄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의 삶이지만 현실, 그리고 사회는 이들에게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더욱이 손자 용식의 성장은 더 이상 지적장애인의 보호라는 이름으로 방치 할 수 없는 거스를 수 없는 순간이다. 용식의 성장은 자연적으로 학습할 것을 찾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폐쇄된 생활 속에서 그가 보는 사람은 할아버지 김씨뿐이다. 그리고 김씨의 도둑질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적으로 용식에게 인지되고 학습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폐쇄된 삶이 만들어 낸 순수함이 도둑질을 도덕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여기에 김씨에게는 이제 도둑질로 삶을 연명해 나갈 수 없는 노쇠함이 찾아오고 그런 그에게 높은 담장, 굳게 닫힌 철문, 첨단 보안 시스템 등은 버거운 상대가 되어 버렸다. 그의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둑질이라는 비정상적인 학습거리가 점점 지적장애인 용식의 유일한 능력이 되어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김씨는 어떻게 할 것인가? 무능력한 대상으로만 여겨왔던 용식이 도둑질이라는 자신의 ‘위대한 유산’을 물려받을 능력을 가진 적자라는 사실에 기뻐해야 할 것인가? 영화는 마지막 그들만의 ‘야간수업‘을 통해 이야기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소외된 두 혈육의 삶이 맞이한 변화를 보여주고 그 변화가 내포하고 있는 딜레마를 보여주려 한다. 더불어 그 딜레마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게 된 현실, 그리고 그러한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현실의 풍경과 그 안에서 인물의 자각의 순간을 포착하는 영화이며 이 사회에서 자신들만의 장애 안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찰을 생각해보는 영화이다.
(출처 : 네이버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