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아들을 잃은 슬픔으로 술과 담배에 빠져 하루하루 망가진 삶을 살고 있는 정주. 고통을 이겨보려 교회에 나가 열심히 기도도 해보지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그런 그녀 앞에 막 교도소에서 출소한 소년 ′민구′가 나타난다. 가방 없이 비닐봉투에 짐을 갖고 다니고, 언제 빨았는지 알 수 없는 옷을 입은 전과 2범 소년 민구. 그런 그를 본 정주는 12년 전 기억들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한다. <호흡>은 잊고자 했던 과거와 직면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다. 절박한 사정 때문에 아이를 유괴하는데 가담한 여자는 12년 만에 자신이 유괴했던 그 아이를 만난다. 문제는 그 아이가 지금 가난과 외로움과 멸시로 궁지에 몰려 있다는 점. 여자는 소년을 외면하지 못하고, 소년은 그녀와 얽힌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여자에게 따뜻함을 느낀다. <호흡>은 구원과 용서에 관한 영화다. 그들은 죄책감과 원망과 분노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영화는 섣부른 결론을 내리는 대신 희미한 희망을 향해 조심스레 전진한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