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지방 소도시의 공장에서 일하는 혜정은 철저히 혼자가 되려 한다. 지긋지긋한 가족과 인연을 끊고,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남자의 마음을 물리고, 골목에서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소녀도 모른 체한다. 그것이야말로, 돈과 사람과 꿈이 라는 이름으로 개인을 옭아매는 이 사회의 삶으로부터 그가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다. 그런 그에게 하루아침에 삶의 시간이 바닥난다. 눈을 떠 보니, 어찌된 영문인지 불의의 사고로 그의 몸은 의식 불명 상태에 빠져 있고, 그는 유령이 되어 떠돈다. 유령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그리하여 혜정은 비로소, 자신의 주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들여다본다. 그것도 하루하루 거꾸로. 그 시간들 속에서 혜정이 목격하는 건, 자신만큼이나 혼자인 사람들이 죽음의 궁지로 몰리는 도시의 살풍경이다. 어쩌면 그 안에서 그가 뭔가를 바꿀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 모든 기회들을 외면했기에 벌어진 끔찍한 풍경. 유령의 몸으로 거치는, 죽음에 가까운 그 시간을 통해 혜정은 자신의 삶이 어떠했는지, 타인들의 삶이 어떠한지, 자신이 무엇을 놓치고 있었는지 깨닫는다. 판타지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현실을 진지하게 성찰하게 하는 연출과 차분하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무척이나 독특하다.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장성란)
도시 외곽, 공장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혜정. 할 수만 있다면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 살고 싶다고 생각하던 혜정은, 어느 날 밤 자신의 방에서 유령이 되어 눈을 뜬다. 하루하루 거꾸로 흘러가는 유령의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구하고자 하는 혜정은 살아있을 때 보지 못했던 다른 사람들의 상처와 슬픔을 엿보게 되고 서로의 죽음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출처 : kob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