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남편이 여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한다. 그의 곁에 있던 아내에게 그것은 설득할 수 있는 균열일 리 만무하다. 장아람 감독의 <여자의 아내>는 피할 수 없는 고백의 시간 이후의 일상을 담고 있다. 가장 가까운 관계 중 하나이자 사랑과 믿음으로 지속되는 부부 사이에서 ‘여자가 되기를 원하는 남편’의 존재는 아내에겐 숨길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일이다. 계속해서 화를 낼 수도, 온전히 모든 변화를 받아들일 수도 없는 아내의 혼돈과 더는 스스로의 삶 안에서 정체하지 않으려는 남편의 용기가 한 공간에서 함께한다. 결국 아내는 부부가 함께 살던 집을 내놓는다. 덤덤하게 두 사람 사이에 놓인 기류를 따라 진행되는 <여자의 아내>의 서사에서 돋보이는 건 아내 역할을 맡은 배우 이상희의 연기다. 길지 않은 러닝 타임 안에서 슬픔과 분노를 오가는 배우 이상희의 연기는 차분한 이야기의 마디마다 선명한 자욱을 남긴다. 누구의 편더 섣불리 들지 않는 연출의 태도와 함께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고민을 나누자는 영화다. [제23회 인디포럼 진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