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민란이 끊이지 않던 고려 무신시대, 풍진삼협이라 불리며 상주 민란을 주도한 세 명의 검객, 존걸ㆍ설랑ㆍ덕기. 이들의 대의가 실현되는 순간, 덕기의 배신은 대사형 존걸을 죽음으로 몰고, 설랑은 덕기의 회유를 뿌리친 채 존걸의 검과 그의 딸 홍이를 데리고 사라진다. "너는, 아니 너와 나는 홍이 손에 죽는다." 라는 살인예고를 남긴 채.
18년 후, 벽란포구에 장님 월소(설랑)가 두 아이와 함께 찻집을 열게 된다. 월소는 복수를 다짐하며 홍이에게 검을 가르치나 어릴 적 아명을 버리고 설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홍이는 아버지의 죽음보다 세상사에 관심이 더 많다. 그러던 어느 날, 벽란도 저잣거리에 무인집정 송유백(덕기)이 개최하는 무술대회가 열리고, 설희는 월소의 명을 어긴 채 무술대회에 뛰어든다. 그리고 그곳에서 승승장구하던 율을 만나 겨루게 된다. 덕기라는 과거의 이름을 버리고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른 송유백은 설희의 초식에서 과거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설랑을 읽어낸다. 설희를 잡으라 명하는 유백. 관군들의 추격 속에 대회장을 엉망으로 만든 채 사라진 설희. 그날 밤, 설희는 월소를 통해 아버지 존걸의 죽음에 얽힌 충격적인 비밀을 듣게 된다. "두 명의 원수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오늘 처음으로 너를 보았고, 다른 하나는 오랫동안 너를 보아왔다. 오늘 대회를 연 유백이 그 하나고, 다른 하나는 바로 나 설랑이다." 절망 속에 길을 떠나는 설희. 설희의 복수를 향한 긴 여정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