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모든 게 지나간 자리에 사랑이 남았다
시나리오 작가인 마흔의 가을과 고등학교를 중퇴한 무직의 열 아홉 요셉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시나리오를 쓰는 일보다 김밥을 마는 일이 익숙한 여자 가을과 연인 가을을 지키기엔 아직 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은 남자 요셉.
조급하게 소리를 내지 않는 그들의 사랑처럼 가을과 요셉의 집에는 얌전하고 사랑스러운 식구 고양이 세 마리가 그들과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비극의 전조인양 고양이 ‘희망’이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하고 양가의 극렬한 반대로 두 연인은 원치 않는 이별을 맞이한다. 희망에 이어 요셉마저 잃게된 가을은 뱃 속의 아이마저 자신의 곁에서 떠나보내는 선택을 하게된다.
가을과 요셉. 희망을 잃고 금단의 집에 사는 이 가난한 연인들에게 내려진 잔인한 시간들은 풀리지 않는 저주처럼, 견고하기만 했던 둘의 관계에 균열을 가져온다. 그리고 생의 고통이 가을과 요셉을 통과할 때에도 그들은
지독한 사랑의 시간을 쉬이 멈추지 않는다.
(출처 : 보도자료)
세상에 금지된 사랑이 불륜만 있는 것은 아니다. 40대 여자와 19살 남자가 사랑할 때 그것도 금지된 사랑이 될 수 있다. 19살 남자와 동거하는 40대 시나리오 작가 가을. 그녀의 가족은 그녀를 이해할 수 없다. 집에서 고양이를 기르는 것도, 채식을 하는 것도, 그런데 거기다 19살 애인이라니. 그들의 사랑은 가족에게 더러운 스캔들일 뿐이다. “나는 용기를 잃을까 봐 두려워. 맞서 싸워야 할 게 너무 많은데 그들 앞에서 한마디도 못하고 병신같이 굴까 봐.” <파스카>의 심장을 관통하는 소년의 대사처럼 이 영화의 연인은 싸워야 할 게 너무 많다. 흔히 짐작하는 남녀의 나이 차가 다가 아니다. 그들은 가난하고 언제든 쫓겨날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으며 그렇다고 아픈 고양이를 외면할 수 없는 심성의 소유자들이다. 고기를 먹으라고, 나이에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라고, 아이는 지워버리라고 말하는 세상과 맞서 싸울 때 그들에겐 정말 용기가 필요하다. <파스카>는 용감한 영화다.
(출처 : 1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