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의문의 자살을 선택한 언니 윤주 대신에 영화의 주인공이 된 윤희는 타박상으로 눈을 다친다. 영화의 내레이터인 영화감독인 김감독은, 영화 만들기를 통해 영화 속 인물들과 자신을 동일시했던 과거의 윤주를 기억해간다.
윤희는 애인 한기를 멀리하면서 언니 윤주에 대한 기억을 불안하게 넘나든다. 깊고 음산한 동굴로 이끄는 음악에 빠져들었던 윤주처럼, 윤희는 점점 윤주를 닮아간다. 그녀는 언니가 즐겨 찾던 호숫가를 거닐고, 언니처럼 도마질을 하면서 영화의 주인공이 되려고 애쓴다. 그러나 언니의 환영과 환청 속에서 점점 심하게 불안한 강박관념에 빠져든다. 윤희는 숲을 달리면서 폭포에 다다른다. 윤희는 폭포의 핏물로 온몸을 씻고 자신의 죄악을 씻어낸다. 그러나 영혼으로 나타난 윤주는 하얀 천을 끌고 빗줄기가 퍼붓는 숲속으로 사라진다.
작품 노트
이 영화는 인간의 전생을 다루면서, 인과응보의 주제를 드러내는 한국의 불교 및 민속신앙과 연결된다.
한국의 가장 독특하고 신비로운 호수로 알려진 경북 청송의 주산지를 보여주면서, 수천 년의 전생을 돌이켜보는 탐험을 해간다.
주산지의 주변을 감싼 숲과 기묘하고 아름다운 절경을 보여주면서, 숨겨진 과거의 기억을 돌이켜보는‘심리판타지’의 형식이다. 영화 속 영화 만들기를 통해 드러나는 김감독의 고뇌와 욕망은 여배우 자매의 업과 윤회와 만나면서, 인간의 원죄에 대한 치유와 인간성 회복의 메시지를 보여준다. 죄악에 시달리는 주인공들이 불안한 방황에서 회복하는 것이 이 작품의 포커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