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맹인의 젊은 그림가가 있다. 누구나 눈을 감고 사물이나 공간을 손으로 만졌을 때 그 도구가 머리속에 그려진다. 이것을 "의식 안" 이라고 한다. 색은 색마다 빛 흡수량이 다르기 때문에 온도 차이가 있다. 그녀는 놀랍게 발달된 의식 안으로 구도를 잡고 발달된 손의 측각으로 색의 온도를 구분해 붓 대신 맨손으로 물감을 찍어 작품을 그려 낸다. 하지만 그녀는 과거 어릴 적 앞을 보지 못하게 됐다는 이유로 세상에 버려졌다. 어린나이에 그 상처의 아픔은 의식되지 못하고 내면에 잠재되어서 보는 것에 대한 집착으로 왜곡되어 드러나 그 집착은 손에 느껴지는 모든 객관적 사물을 끈임 없이 그려내는 행위로 나타나고, 그렇게 그녀는 의미 없고 감정 없는 그림을 그리며 수년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