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 
Layers ( cheung ) 2011
실험영화 대한민국 9분
감독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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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서울은 시간의 단층이 복잡하게 어우러져 있는 공간이다. 과거-단절-미래의 좌표가 어지럽게 난립한다. 50년대 해방 직후 난잡하게 얽힌 골목들과 80년대 경제성장의 증거물인 큼지막한 건물들, 그리고 최신의, 최첨단의 미래의 풍경들이 혼재되어 있다. 그 중에서 서울의 중심인 종로, 하나의 공간안에 많은 시간의 단층들이 새겨져 있는 종로의 풍경 중에서 내가 주목한 곳은 세운상가 주변의 거리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한양이 아닌 서울) 중에 하나인 그 곳의 밤은 마치 영원히 멈춘듯 보이고 차갑게 죽어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 곳은 죽은 벌레들의 낙원처럼 다채롭다. 내가 전깃줄들의 지붕과 역사의 짓겨진 페이지인 벽들과 자체로 하나의 미로일 수 밖에 없는 (운명과 다른 의미에서) 보도블럭 사이를 지나갈 때마다, 나는 겹겹이 쌓여있는 층들을 통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곳곳에 숨어있는 작은 표지들의 군무는 그 층들을 지탱하고 그 곳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렇게 정지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흐름을, 그 세밀한 흐름과 호흡을 느낄 수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표현은 그 거리를 산책하는
첫걸음과 함께 출발했고, 끝지 않은 채, 모든 변화를 담아내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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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등급정보
(1) 상영시간 9분 
내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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