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관광버스 운전 기사의 비극적 하루를 그린 작품. 기사는 생일을 맞은 아들에게 자전거를 선물하고, 동료 대신 버스의 핸들을 잡는다. 졸업을 앞두고 단체 여행을 가려는 대학생들이 버스를 그 버스에 탄다. 타이어 이상이 생기는 등 불길한 조짐을 보이던 버스는 마침내 브레이크가 파열된 채, 기사가 살고 있는 동네에 접어든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버스>는 시작되자마자 사건이 예측되는 영화다. 그러나 사건 자체가 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끔찍한 사고의 순간에 영화의 시간은 멈추고 한동안 아버지의 환상이 등장한다. 그러나 현실의 시간은 돌이킬 수 없고 멈출 수도 없다. 시간을 조작할 수 있는 영화가 현실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혹은 환상은 실제 사건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버스>는 시간을 다루는 영화의 능력을 한편으로는 비극적 정조를 강화하는 데 사용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그 능력이 실은 무능력임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