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파리(꼭 실제의 파리를 지칭하지는 않는다)는 외국어 어학 교재와 같은 질서정연한 말의 논리가 있는 곳이다. 집으로 가는 길 위에 있는 선재는 위와 같은 말의 논리로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 인물이다. 그러나 현실로 부딪친 서울에서 선재의 방법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그래도 선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집으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선재는 현실에는 자신이 쥐고 있는 방법으로 읽히고 이해되지 않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새로이 집으로 가는 길 위에 선다.
시놉시스
파리에서 길을 물으면 행인들은 가방에서 지도를 꺼내 길을 가르쳐 준다. 파리에는 여자가 담배를 피우면 안된다는 금기가 없기 때문에 여자도 자연스럽게 공공 장소에서 담배를 피운다. 선재는 그곳 파리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에 오른다. 기차는 유럽을 거쳐 아시아를 지나고 시간은 하루에 한 시간씩 빨라진다. 선재는 그 속에서 점점 시간의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마침내 기차는 서울역에 도착하지만 선재에게는 오랜만에 돌아온 서울이 낯설기만 하다. 무의식중에 서울역 광장에서 담배를 피워 문 선재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담배를 떨군다. 선재는 주소를 가지고 집을 찾으려고 하지만 좁고 구불구불한 서울의 골목길에서 주소만 가지고 집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집찾기에 지친 선재는 신호 대기 앞에서 갈곳을 잃은 채 망연하게 서 있는다. 그러다 문득 자신의 집찾기 방법이 서울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선재는 다시 집을 찾기 위해 길 위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