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자존심 강하고 보수적인 해병대 출신의 65세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늘 못 마땅해하지만 모시고 살 수 밖에 없는 유일한 혈육 상준. 한 여름 일요일 오후, 부자가 오래된 고물 컴퓨터를 나눠 들고는 땡볕 무더위의 서울 한복판을 배회한다. 컴퓨터를 팔아 보려는 것. 하지만 10년도 더 된 486컴퓨터를 처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 와중에 상준은 이제는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된 과거 연인을 스치곤 얼이 빠지고 아버지의 알량한 자존심 덕분에 둘은 컴퓨터가게에서 망신을 당한다. 땡볕에 땀범벅이 되어가며 부자는 결국 고물상으로 향하는데...
연출의도. 언어도, 성격도, 사상도 어느 것 하나 닮아 있지 않은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땀범벅이 되어 서울 한복판을 배회하며 사소함 속에서 서로의 관계를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