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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이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만난 것은 10년도 훨씬 넘은 꿈 많던 여고 시절이었다. 오랜만에 작은 동창회를 열기로 한 그날 저녁은 설렘과 기대로 다가오는고, 그들의 10년만의 만남은 다시 새로운 시작을 열게 된다.

연출의도. ‘동창회’는 성전환을 다룬 이야기이지만 크게 보아서 ‘정체성’에 관한 짧은 단상이다.‘정체성’이란 주제는 2000년 이래로 내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는데 이 짧은 이야기는 또한 내 개인적인 믿음, 한 사람이 한 사회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인식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그 믿음에서 출발했다. 이 영화의 마지막은 열려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것은 온전히 관객들의 몫이다.

학창시절 우정을 나누었던 친구들의 소식은 가끔 동창회 소식을 통해 전해 듣는 경우가 있다. 특히 여성들의 동창회 모임은 수다가 빠질 수 없을 것이다. 오랜만에 친구들 모임에 나가려고 해도 자신에 대한 자랑거리 수다가 없으면 동창회라는 것은 참으로 꺼려지는 모임이기도 하다. 지금 여기 아직 오지 않은 친구를 기다리는 친구들이 수다를 떨고 있다. 그들이 기다리던 친구는 언제 올 것인가? 한국 사회의 성 정체성에 대한 담론을 위트 있게 풍자한 작품이다.(부산국제단편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