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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인 톰 고든은 한 출판업자로부터 저명한 사진작가인 그의 아버지가 찍은 사진들과 그의 그림을 묶어 책으로 출판해보자는 제의를 받는다. 톰을 한동안 작업을 중단하고 은둔해있던 아버지가 최근의 사진들을 모아 “풍경”이라는 제목의 사진집으로 낸 것을 알고는 다소 의아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의 아버지는 풍경사진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톰은 출판업자의 제의에 따라 아버지의 집을 방문하는데, 거기서 아버지를 돌보고 있는 한 낯선 여자와 만나게 된다. 한편 톰의 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아들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이며 심지어 그가 여자와 공모해 자신을 독살하려 한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톰은 우연히 여자의 뒤를 쫓다 그녀가 풍경사진을 찍고 있음을 발견하고, 결국 최근 아버지의 사진에서 나타난 변화가 무엇때문이었는지를 짐작하게 된다. 영화 <랜드스케입스>는 하나의 주제를 향해 일관성있게 나아가기 보다는, 특정한 상황 내지는 풍경 속에 놓인 사람들이 느끼게 되는 순간적인 감흥과 정서를 온전히 포착하고자 하는 영화다. 하지만 이것은 이 영화의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한데, 왜냐하면 영화의 그러한 시도가 단편영화라고 하는 제한적인 틀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갑작스럽고 불편한 결말은 이 부조화를 감추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상당히 안정적인 연출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정적인 화면과 절제된 대사들을 통해 세대 간의 소통가능성, 예술작품의 진정성(authenticity),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에 관한 이야기들을 때로는 진지하고 무겁게, 다소간은 풍경에 몸을 맡긴 채 여유로이 펼쳐 보인다. (유운성) [전주국제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