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스물한장 진섭에게 입영 영장이 나온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프고 동생은 학교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 도무지 입대할 형편이 아니다. 그래서 부양비, 가족의 재산, 가족의 월평균 소득 등의 조건으로 생계유지 곤란으로 인한 병역 감면 처분을 기다린다. 없는 형편에 100만원 넘게 들여 부양의무자인 어머니가 6개월 이상의 치료를 요하는 피부양자임을 증명하는 진단서까지 끊어서 말이다. 그런데 그에게는 오래전 식구를 버리고 집을 나간, 이혼 상태가 아닌 아버지가 있기에 꼼짝없이 입대해야 할 처지가 된다. 극도로 아버지를 증오하는 진섭은 모정의 사건을 꾸미기 시작한다.
연출의도. 최근 들어 열악한 환경과 비참한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하곤 했다. 희망 없어 보이는 상황을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는 메시지를 찾기 위해 고민했다.
그는 어린 동생과 아픈 엄마를 모시고 힘들지만 밝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입영통지서가 날아오고, 그는 가족의 부양을 위해 면제방법을 찾게 된다. 그러나 오래 전 가족을 버린 아버지가 걸림돌처럼 버티고 있다. 그는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험한 세상보다 더한 무게로 짓눌러오는 가족의 존재 앞에 그는 어떤 선택이 가능할까? 답이 없는 가족의 의미를 묻는 흥미로운 단편이다. (홍효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