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미안해하고 있다. 서로 만지고 만져지는 경험은 우릴 자라게 하고, 망치기도 한다며,"만져 주세요. 만지지 마세요. 귀를 만지고, 귓밥이 흩날리고. 솜털이 보송보송, 하구나라고 말하면서, 솜털을 만지자, 어느새 까칠한 수염이 듬성듬성! 그리고 계단 난간마다 얇게 파인 금빛 홈을 계속해서 닦는다. 닦는다. 검정 때는 없어지고, 빨간 피가 흘러나온다."
연출의도. 서로의 손이 닿는 경험에 대한 단상.
이 작품은 <해독요법, Rites of Pharmakon>연작 중 하나이다. 약이기도, 독이기도 한, Pharmakon 해독害毒/해독解毒 그리고 다시 돌아보며, 해독解讀. 순간과 순간의 사이를, 잊혀지기 쉬운 그 사이를, 미세하게 들여다보면서, 그 부분을 활짝 드러내면서! 그리고 그 순간들을 충분히 바라보고, 충분히 사랑하고, 충분히 미워하고, 충분히 애도한다. 그렇게 그 순간을 충분히 살게 하려고 한다. 충분한 시간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