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개인주의가 극단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리석은 살인사건, 가치를 잃고 그저 영화제작에 중독된 듯이 영화를 찍다가 도박에 빠지고 마침내는 강도질을 시도하는 주인공 트레비스. 임신을 당한 뒤 남자친구로부터 버림받은 샘. 가장 친한 친구와 정사를 나눈 조. 그리고 자신이 목격한 상황만으로 잘못된 범인을 지목하는 주유소 점원과 섣불리 범인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징크검사, 그들 모두는 자신의 테두리에 갇혀 있고 사건은 오해와 불이해로 정확한 진상조차 규명되지 못한다.
연출의도. 이 영화는 어떤 뚜렷한 이야기의 결말이나 장르 양식을 담고 있지 않다. 그저 다양한, 조금은 어리석어 보이는 인물들이 같은 시간과 공간의 축에서 겪는 상황들의 연결일 뿐이다. 자신의 좁은 시야 안에서 중독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그리고 이들이 빚어내는 살인사건은 동화될 수 없는 일정한 거리감을 형성하고 불확실한 결말을 보여준다. 내러티브의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여러 형식의 사용은 관객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보는 이에 따라 진실은 상대적일 수 있다. 세가지의 에피소드를 통해 이들은 서로 연결되면서, 아이러니의 미학이 제시된다. 영화 속 ‘낙타’이야기는 시대의 우화이다. 우리는 눈앞에 벌어진 일에만 안주한다. 진실은 이야기 구조밖에 있는, 화면 바깥의 어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