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그날. 1997년 7월 3일 대학생 수진은 지하철역에서 과거의 기억과 맞닥뜨린다. 고등학교 시절 '사랑과 우정사이'를 함께 부르던 친구들의 모습. 그녀는 3년전 고교시절 성수대교 붕괴사고에서 간발의 차이로 목숨을 건진 바 있다. 하지만 같은 학교 친구들 8명이 한 버스 안에서 죽어갔다. 오늘은 바로 그 성수대교가 재개통하는 날이다. 수진은 무언가 그 친구들을 위해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을 해주고 싶다.
연출의도. 이 짧은 영화를 '재난영화'라 불러도 좋다. 하지만 사고 그 자체의 비극성이 주된 관심사는 아니다. 뼈아픈 각성, 거창한 다짐, 부실시공 관계자 처벌, 어처구니 없는 사고 후 온 나라를 들썩이던 푸닥거리가 거짓말처럼 사그러들었을때 그 무관심과 망각의 차가운 심연 아래 음울하게 고여있는 건 늘 각개 격파된 개인의 불행과 한일 뿐, 소리없이, 영원히 지속되는… 진짜 비통한 재난은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