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태석(재희)은 집마다 열쇠 구멍에 전단지를 붙인 후 주인이 집을 비워 오랫동안 그 전단지가 떨어지지 않는 집에 들어가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며 고장 난 물건을 고쳐놓는 등, 며칠간 자신의 집처럼 살다 나온다. 어느 날 그는 전처럼 호화로운 빈 집에 들어가 생활하지만, 그 집에는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남편 민규(권혁호)에게 맞아 멍이 든 말없는 여인 선화(이승연)가 살고 있었다. 그녀에게 발견된 그는 황급히 나왔으나, 이내 그녀에게 되돌아간다. 남편이 선화에게 대하는 강압적인 태도를 몰래 본 태석은 골프채로 공을 쳐서 그에게 상해를 입힌다. 그리고 선화와 태석은 함께 집을 나선다. 그들은 이전 태석이 그랬던 것처럼 전단지를 붙여 빈 집을 찾고 그 집에 들어가 생활한다. 그들은 말없이 서로에게 사랑을 느낀다. 어느 날 허름한 빈 집에서 한 노인의 시체를 발견한 그들은 시체를 정성껏 처리해서 나름의 장례를 치르지만, 이내 노인의 자식 부부가 들이닥쳐 경찰에 잡히고 만다. 살인죄는 면했지만, 태석은 민규에게 매수된 경찰에 의해 자신이 민규에게 저지른 그 방식으로 린치를 당한다. 감옥에 갇힌 태석은 점점 자신의 존재를 지워가고 마침내 그는 유령처럼 자신들이 머물렀던 집을 거쳐 마침내 선화의 집에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