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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시간 7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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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iday(다른 영문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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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를 초월한 모던 시네마의 진경(허문영)/ 60년대 한국 모더니즘 영화의 결정판(변재란)
■ 대표작이라는 것이 당대의 평가와 후대의 평가가 적절히 녹아들어간 결과라고 한다면, 이 영화의 선정은 상궤에서 벗어난 것일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당대에 검열로 개봉되지 못하였고, 2005년에서야 영상자료원을 통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37년이 지나서야 한국영화계에 도착한 이 영화는 그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현대적인 동시에 당대 한국 청춘들의 우울한 현실을 뛰어난 예술적 감각으로 담아낸 수작이다. 유신으로 치닫기 시작하는 한국 사회의 답답하고 부조리한 분위기를, 낙태를 해야 하는 가난한 젊은 남녀들의 비극적인 휴일 하루를 빌어 극적으로 담아낸 이 영화는 당대의 폭력적, 억압적인 공기를 어떤 영화보다도 뛰어나게 포착해 낸다. 이만희 감독의 소위 “예술영화 시기”의 한 복판을 관통하는 영화로 이만희의 연출력이 극에 달했던 시기의 작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씨네21 편집위원들이 당대의 모든 영화를 제치고 2005년 최고의 영화로 <휴일>을 선정했다는 것이다.
■ 제작후일담
- 이 영화의 작가 백결에 의하면 원래 시나리오상에서는 이 영화의 앞과 뒤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었다고 한다. 프롤로그에서는 주인공 신성일이 익사체로 발견되고, 시체의 입을 통해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는 부패한 신성일의 시체를 친구들이 못알아 보고, 경찰의 수첩에 신원미상으로 적히는 것으로 끝이 났다고 한다. 이와 같은 시나리오는 지나치게 어두워 아예 처음부터 영화화되지 못했다.
- 이 영화가 완성된 후 검열단계에서 문공부는 신성일이 머리를 깎고 군대가는 설정으로 결말을 바꾸면 상영 허락을 내주겠다고 했으나, 감독, 시나리오 작가는 물론이고 제작자까지 반대하여 결국 상영이 좌절되었다.
- 영화 마지막 부분의 전차는 촬영 당일이 마지막 운행이었다고 한다. 실제 서울 시내에서 전차는 68년 10월 말까지 운행하였는데, 이는 당시 <휴일>의 촬영기간과 일치한다.
- 영화의 어두운 내용으로 인해 검열을 통과하지 못하여 개봉하지 못했다.
- 2005년 한국영상자료원을 통해 처음으로 발굴 상영되었고,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 이만희 회고전을 통해 소개되었다.
■ 영화천국 61호
- <휴일>은 빈털터리 남자 허욱의 한겨울 어느 일요일 하루를 그린 이야기다. 허욱과 그의 연인 지연은 아이 셋을 낳고 2층 양옥집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임신 6개월째인 지연의 임신중절 수술비조차 없는 게 둘의 현실이다. 여자친구 수술비도 마련하지 못하는 무능력, 여자친구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말만 번지르르한 죄책감, 친구의 돈과 시계를 훔쳤다가 잡혀 얻어맞은 상처 등 온갖 감정이 허욱을 더욱 쓸쓸하고 애절하게 한다. 그는 “서울, 남산, 전차, 술집 주인 아저씨, 하숙집 아줌마, 일요일 그리고 모든 것, 난 다 사랑하고 있지”라고 말하는데 허세 가득한 이 남자가 발붙일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하니 무척 씁쓸할 뿐이다.(김
성훈 「씨네21」 기자)
- <휴일>의 휴일은 출구도, 가망도, 끝도 없다. 휴일이라는 폐쇄회로에 갇힌 듯한 인물들은 가난 때문이든 불안 때문이든 무료함 때문이든 저마다의 이유로 그저 이 답 없는 휴일을 버틸 뿐이다. 아니다. 이 모든 게 다 휴일 때문이다. 내일(미래)도, (서로의, 또 각자의) 마음조차도 믿지 못한 채 실존적 고민을 떠안고 사는 이만희의 인물과 그 세계를 오롯이 목격할 것이다. 이들의 휴일은 더없이 고독하고 충분히 아름답다.(정지혜 영화평론가)
- 스토리의 전달보다는 인물이 처한 공간의 풍경과 영화적(cinematic) 분위기로 말을 거는 한국 모더니즘 영화의 대표작. 카메라는 클로즈업과 익스트림 롱 숏을 오가며 가난한 연인의 내면 풍경을 포착한다. 1960년대 한국영화가 다다를 수 있는 예술성의 정점을 보여주는 이 작품 덕분에 우리는 잃어버린 <만추>에 대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다.(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연구전시팀)
■ 시네마테크KOFA 기획전 <KOFA 복원 이야기: 영화를 다시 살아 숨 쉬게 하다> 상영(2018.11.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