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서른여덟의 제이는 한때 잘 나가던 조각가였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하질 않는다. 조각에는 관심조차 없던 소녀 와이가 그런 제이를 알게 된 건 순전히 친구 덕분이다. 제이의 작품집만을 들고 다니던 친구를 위해 건 전화에서 와이는 목소리가 근사하다는 이유로 그만 제이에게 폰섹스를 제안하게 되고, 그들은 그렇게 한달가량 목소리를 통해 서로의 몸을 익히게 된다. 언니들과 달리 20살이 되기 전에 스스로 처녀를 떼고 싶어 하던 와이는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채 드디어 제이를 만나기로 작정한다. 첫 만남에서 와이는 순결을 잃게 된다. "와이야. 목욕탕에서 벗는 것과는 달라. 그건 알겠지" 하며 조심스런 우려를 하던 제이는 당돌한 와이의 태도에 오히려 그녀에게 이끌리게 된다. 그날로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급진전을 하게 되고, 일요일 오후마다 그들은 정신없이 서로의 몸을 탐닉하는데 집중한다. "널 때릴 거야" 와이는 제이의 갑작스런 제안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받아들인다. 용케 아픈 매질을 잘도 견디어 내는 와이. 전희의 수단 정도로만 여겼던 매질의 강도는 갈수록 더해가고 그만큼 제이의 집착도 더해간다. 와이가 맞고 제이가 때리던 관계는 차츰 뒤바뀌어 이젠 제이가 맞고 와이가 때리기 시작한다. 주저하던 처음과는 달리 때리는 것도 잘하는 와이. 그녀는 역시 소질이 많다. 한편 제이의 집은 누군가에 의해 불타버리고 대학생이 된 와이는 제이와의 관계를 오빠에게 들통 나면서 집을 나와 버린다. 누구도 더 이상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사랑은 와이가 제이 곁을 아무말없이 떠나면서 끝이 나고 결국 제이는 아내가 있는 파리로 떠난다. 와이만을 그리던 제이에게 전화가 온건 바로 그 무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