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길은 어릴적 철길에서 자살하려는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친 후 암흑가의 킬러로 키워진다.말보로 담배, 콜라, 사발면, 냉장고안의 현금, 시퍼런 날의 칼 한자루, 오토바이, 원숭이 치치와의 교류가 생활의 전부인 길은 자신에게 주어진 킬러의 임무를 묵묵히 대행하는 비사회적인 인물이다. 메마른 대지의 단비처럼 어쩌다 그를 자극시키는 것은 호스티스 수하뿐이다. 길은 늦은 밤 등대처럼 밝아지는 그녀의 아파트를 보며 작은 행복을 느낀다. 어느날 길에 쓰러져 있는 수하를 발견한 길은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 주며 수하에 대한 감정이 연민과 사랑으로 변한다.그러나 이런 행복도 잠시, 인학의 손을 잘라오라는 명령을 지키지 않은 길에게 염사장은 위협을 가하고 길과 수하는 도망을 친다. 그러나 추적 온 김전무 일당과 지하철 내에서 격투하는 사이, 수하는 어느새 인질되어 있다. 길은 그녀를 구하는 대신, 두목을 죽이라는 염사장의 말에 응하고 만다. 길은 울며 만류하는 그녀를 억지로 기차에 실어 떠나보낸다. 길은 홀홀단신으로 포항에 있는 인학의 나이트클럽을 찾아간다. 인학으로부터 모든 이야기를 들은 두목은 자신을 죽이러 왔다는 길의 앞에 나타난다. 그 순간 염사장이 길이 계집 때문에 눈이 먼 것이라며 들어오고 혈전이 벌어진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나이트클럽에서 인학이 죽고, 두목도 길도 점점 열세에 몰린다. 두목과의 눈물어린 재회도 잠시, 곧 그는 난자당한 채 숨을 거두고, 길도 포위되어 염사장의 칼에 피를 쏟으며 쓰러진다. 수하와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스친다. 수하는 하염없이 기차역에서 길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