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영화평론가이며 대학의 시간 강사로 나가는 35살의 독신남 윤지섭과 영화 잡지사 기자로 방년 29살인 활동파 여성 방정희. 정희가 원고 청탁 관계로 지섭을 찾아감으로써 만난 두 사람은 성격이 판이한지라 대화가 사무적인데서 벗어나질 못한다. 그런데 정희는 소극적이고 우유부단한 지섭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었고 그의 마음속을 열어젖히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어느 날 친구 기수의 전화를 받은 지섭은 뜻하지 않게 일곱 살짜리 여자 아이의 양육을 떠맡게 된다. 외교관이었던 부모님의 항공 사고로 유일한 친척인 외삼촌 기수의 손에서 자라오던 중 기수가 외국인인 엘렌과 결혼함으로써 이민수속을 밝는 동안 지섭에게 초록을 부탁한 것이다. 당연히 초록의 양육을 거부하는 지섭. 그러나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정희의 꾀에 넘어가 어쩔 수 없이 6개월 동안 ‘아빠실습’을 하게 된다. 초록을 돌본다는 핑계로 뻔질나게 지섭의 아파트를 찾아가는 정희. 그러나 지섭은 더욱 독신주의를 굳혀가고 정희에겐 아랑곳없다. 그러던 중 지섭은 부모의 성화에 못 이겨 억지로 맞선을 보게 된다. 그 소식을 들은 정희는 초록을 데리고 맞선 장소에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