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등급정보
(1)
심의일자 1993-01-18
심의번호 93-14
관람등급 중학생가
상영시간 108분
개봉일자 1993-01-22
개봉극장
명보, 명보아트, 씨네마천국(서울)
노트
■ 이명세의 몽환적인 스타일이 가장 잘 발휘된 작품. 배창호 감독의 <기쁜 우리 젊은 날>이 80년대 가장 낭만적인 한국영화였다면, 90년대엔 <첫사랑>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이동진)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 이은 이명세 감독의 세 번째 영화. ‘이명세 고유의 스타일이 확립된 영화’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명세 감독은 영화의 인공성을 드러내는, 애니메이션, 말 풍선, 스크린 프로세서, 화면 합성 등 다양한 기법들을 활용해 아기자기하고 몽환적인 영화를 만들었다. <첫사랑>은 여주인공 영신의 첫사랑 이야기,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영신의 상상과 기억 속에서 재구성된 첫사랑 이야기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영신과 그녀가 사랑한 창욱과의 관계가 아니라 창욱에 대한 영신의 감정과 추억이다. 영신의 설레임은 그녀를 둘러싼 풍경을 통해 표현된다. 벚꽃이 활짝 핀 가로수 길, 첫키스를 나눈 안개 낀 공원 벤치, 목련이 흐드러지게 핀 그 집 앞 등은 맑은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묘사된다. 설령 첫사랑의 환상이 깨어진다고 해도, 그 사랑의 감정만큼은 사라지지 않은 채 풍경 속에 녹아있다는 듯이 말이다. 이렇듯 영신의 추억 속에서 평범한 일상의 공간은 향수어린 낭만적 공간으로 채색되며, 사소한 몸짓들조차 특별한 의미를 띤다. 그 속에서 잃어버린 첫사랑의 감정은 마치 빛바랜 사진첩을 들출 때와 같은 애틋함, 아쉬움,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이것이 현실과 어떠한 상관관계를 맺는가는 이명세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명세가 그리려고 한 것은 사랑에 빠진 여주인공의 주관적인 감정과 거기에서 비롯된 공상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에서 이러한 공간과 감정 묘사는 이명세 고유의 것이며, 그러한 장기가 가장 잘 발현된 영화가 바로 <첫사랑>이다.
■ 제작후일담
-완벽주의자로 소문난 이명세 감독은 원하는 느낌이 나올 때까지 열두 번이나 세트를 다시 짓게 만드는 집요함을 보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