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남녀공학인 고등학교에 교생실습을 나온 박준형(최수종)은 학교내에서 어쩔 수 없는 아이로 소문난 양혜나(하희라)로부터 노골적인 애정공세를 받고는 당황한다. 혜나는 담임선생인 오선생(이경영)조차 그녀의 제멋대로인 학교생활을 눈감아 주다시피 할 정도로 특별한 존재다. 혜나는 사춘기 소녀의 감성으로 보기엔 너무 지나칠 정도의 당돌한 행동으로 준형을 곤경에 빠뜨린다. 그러던 중 오선생 반에서 일등을 하며 모범적인 학교생활을 하는 진희가 신체적인 결함으로 학교에 못나오게 되자, 혜나는 준형의 칭찬과 관심을 받던 진희의 불행이 고소하다는 생각을 한다.
마침내 혜나는 준형의 혼자사는 아파트에 들어가 그에게 학생이 아닌 여자로서 사랑을 원한다는 고백을 하게 되고, 그 장면을 같은 반 친구들이 우연히 목격해 준형은 난처한 입장에 처한다.
준형은 용서를 빌러 온 혜나에게 용서하지 못하겠다면서 매몰차게 대한다. 혜나는 그 앞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병원에 데려간 준형은 혜나가 시한부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혜나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 그런 자신이 미워 빗나간 행동을 하다가, 준형을 보면서 마지막 삶의 의미를 그와의 사랑에서 구하고 싶었다고 절규한다.
준형은 그런 그녀의 삶에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 정리해야 할 시간이라면서, 쓰러진 진희에게 자신의 신장을 이식해 달라면서 수술실로 들어간다. 연정을 품었던 준형의 이미지를 간직한 채, 혜나는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오지 않을 길로 떠난다.
혜나는 마지막 날 밤 오선생과 준형, 그리고 같은 반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정성스런 편지들을 남긴다. 우리 사춘기의 학생들도 하나의 완전한 인격체로 대우받는, 그래서 어른들과 아이들간에도 말과 뜻이 통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마지막 얘기를.(출처:스크린 1990년 7월.159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