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깊은 산속, 노승 혜곡 스님(이판용)과 동자승 해진(황해진)이 살고 있는 산사에 젊은 기봉 스님(신원섭)이 찾아온다. 기봉 스님은 세간의 정을 채 끊어버리지 못했으나 견성성불로 대자유의 길을 얻고자 주지 스님의 소개로 혜곡 스님을 찾아온 것이다. 혜곡 스님과 끊임없이 정신적인 교감을 갖는 기봉은 법을 얻기 위한 고행과 수행을 하지만 여전히 인륜과 혈육의 정, 세간의 욕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과 번뇌에 갈등한다. 혜곡 스님은 죽을 때가 된 것을 알고 기봉 스님에게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자신을 화장시켜 달라고 부탁하고, 기봉 스님은 혜곡 스님을 다비한다. 모든 일을 마친 후 기봉 스님은 해진에게 큰 스님이 남긴 유품을 건네고 산사를 떠난다. 해진은 떠나가는 기봉 스님에게 어디로 가냐고 묻지만 그는 하늘을 올려다볼 뿐이다. 날이 저물어 산사에 혼자 남은 해진은 불 지펴진 아궁이에 큰스님의 유품을 넣어 태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