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Why Has Bodhi-Dharma Left for the East? (Dalmaga dongjjok-euro gan kkadakeun?) 1989
극영화 연소자관람가 대한민국 175분 1989-09-23 (개봉) 143,881(관람)
제작사
배용균 프로덕션
감독
배용균
출연
이판용 , 신원섭 , 황해진 , 고수명 , 김희룡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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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깊은 산속, 노승 혜곡 스님(이판용)과 동자승 해진(황해진)이 살고 있는 산사에 젊은 기봉 스님(신원섭)이 찾아온다. 기봉 스님은 세간의 정을 채 끊어버리지 못했으나 견성성불로 대자유의 길을 얻고자 주지 스님의 소개로 혜곡 스님을 찾아온 것이다. 혜곡 스님과 끊임없이 정신적인 교감을 갖는 기봉은 법을 얻기 위한 고행과 수행을 하지만 여전히 인륜과 혈육의 정, 세간의 욕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과 번뇌에 갈등한다. 혜곡 스님은 죽을 때가 된 것을 알고 기봉 스님에게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자신을 화장시켜 달라고 부탁하고, 기봉 스님은 혜곡 스님을 다비한다. 모든 일을 마친 후 기봉 스님은 해진에게 큰 스님이 남긴 유품을 건네고 산사를 떠난다. 해진은 떠나가는 기봉 스님에게 어디로 가냐고 묻지만 그는 하늘을 올려다볼 뿐이다. 날이 저물어 산사에 혼자 남은 해진은 불 지펴진 아궁이에 큰스님의 유품을 넣어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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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프
참여사
  • 제작사
    : 배용균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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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수상정보

  • 로카르노국제영화제(42회)-최우수작품상, 청년비평가상2위, 기독교평론가상1위, 국제기자협회상1위, 버클리상2위:배용균/한국영화,작가상(8회)-배용균/부산영화평론가협회선정최우수영화및영화인(89년)-최우수한국영화, 최우수감독:배용균

상세정보

등급정보
(1) 심의일자 1989-02-27  심의번호 89-59  관람등급 연소자관람가  상영시간 175분  개봉일자 1989-09-23
개봉극장
명보, 씨네하우스3관(서울)
수출현황
스위스(89), 프랑스(90)
노트
■ “초대형 신인 감독의 출현, 《시민 케인》의 오손 웰즈 이래의 쾌거”(요모다 이누히코)

로카르노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영화. 배용균 감독은 충무로 밖에서, 전혀 새로운 영화를 들고 나타나 한국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가 혼자 각본, 연출, 제작, 촬영, 조명, 미술, 편집 등 영화 제작의 전 과정을 도맡아 했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었다. <달마가…>는 선적 구도 영화이다. 바위처럼 흔들림이 없는 노승 혜곡, 해탈에 이르고자 하나 세속적 번뇌를 끊어내지 못하는 젊은 승려 기봉, 그리고 아직 세속의 때가 묻지 않은 동자승 해진, 이 3명의 승려를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존재론적 질문과 그로부터의 해탈과 자유라는 문제를 던지고 있다. 선적 구도에 질문만이 존재하듯이, 영화는 애초부터 대답이 불가능한 형이상학적 질문들을 계속 제기한다. 질문은 3명의 승려를 통해서도 제기되지만 그 못지 않게 자연을 통해서 던져진다. 여기에서는 자연 풍경 하나하나가 하나의 화두요, 선문답이다. 이는 “앞이 가로 막힐 땐 어디다 여쭙겠느냐”라는 기봉 스님의 질문에 대해 혜곡 스님이 “산청초목, 삼라만상”이라고 답하는 것에서 압축적으로 나타난다. 배용균 감독은 구도자적 자세에서 자연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매 순간의 빛, 계절, 그리고 바라보는 자리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 풍경이 마치 서로 다른 우주적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믿는 듯, 변화무쌍한 자연을 예리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자연의 빛을 이용한 회화적 구성의 화면은 완벽한 조형미를 느끼게 한다. 이 고요와 적막의 아름다움은 한국영화 사상 유례가 없는 것으로써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 제작후일담
- 감독의 말; “어떤 인간에게도 불성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심리학적 원형에 해당된다. 선은 문자화된 경전에 의하지 않고 우리들 속에 내재해있는 불성을 끄집어내어 무의식을 완전한 해방으로 이끄는 방법이다. 영화는 대사에 의하지 않고 시각적 체험을 전달하는 점에서 훌륭한 선의 미디어일 수 있다. 나의 영화 한 쇼트 한 쇼트는 이미 하나씩 시인 것이다.”
- <달마가…>는 기획 단계부터는 8년, 제작 자체만 4년이 걸린 영화. 어떤 장면은 예순번이 넘게 찍었고, 계절이 바뀌는 바람에 다음 해를 기다려 찍기도 했으며, 하루에 고작 두세 컷만을 찍을 때도 있었다는 일화는 이 영화에 쏟은 감독의 노력을 엿보게 한다.
-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모두 아마추어이다. 배용균 감독은 대구시내를 거닐다가 우연히 마주친 이판용 노인을 혜곡 역으로 점찍었는데, 일흔이 넘은 교회장로였던 이 노인은 불교적인 영화에 출연하는 것에 난색을 표했으나, 4개월 간의 감독의 설득 끝에 출연을 허락했다고. 젊은 기봉 스님 역은 감독 후배인 대구의 미술학도 신원섭씨가 맡았으며, 동자승의 황혜진은 김천 직지사를 다녀오다가 우연히 만난 친구의 아들이 캐스팅됐다.
- 원래 상영시간은 2시간50분이었으나 극장 상영을 위해 2시간15분으로 줄였다.

■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는 기이하고 아름다운 이 영화가 불현듯 나타났을 때, 영화사는 은총을 경험했다. 배용균은 지독하고도 명징한 이미지와 독경 소리만으로 삼라만상의 시작과 끝, 우주의 비밀과 삶의 시간, 생과 사, 간신히 붙잡은 화두와 바스러지는 육신, 성과 속을 관통한다. 생의 유한함에 따른 비애와 숭고한 떨림은 여린 잎사귀 하나, 작은 돌멩이, 온갖 색을 품은 저물녘의 하늘, 변화무쌍한 구름에 새겨졌다. 유일무이한 영화는 마침내 깨달음과 조우한다.(박인호 영화평론가, 『영화천국』 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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