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등급정보
(1)
심의일자 1989-02-03
심의번호 89-39
관람등급 연소자불가
상영시간 120분
개봉일자 1989-03-03
개봉극장
단성사(서울)
수출현황
소련(89), 유럽(90), 일본(90)
노트
■“강수연의 삭발 열연이 돋보이는 임권택 감독 불교영화의 집대성”
<아제아제 바라아제>는 한승원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소설가 한승원이 직접 각색에 나섰다. 태흥영화사와의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한 이 작품은 당시 이미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씨받이>(1986)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강수연이 삭발한 영화로 화제가 되었다.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임권택 감독은 제작단계부터 칸이나 모스크바 등의 국제영화제를 목표로 하여 기획했다고 한다. 특히 영화 <아제아제 바라아제>는 현재로는 임권택 감독의 마지막 불교영화로 이전에 만들었던 불교 영화들, <만다라>(1981)와 불교계의 반대로 미완성으로 끝난 김지미 주연의 <비구니>(1984)와 한승원의 동명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주제의식을 종합 한 것처럼 보인다. 임권택 감독은 이 영화로 불교영화를 마감한 것에 대해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만들었으니) 없는 거지요. 더 이상 할말이. 이 영화를 통해서 나는 대승적 수행에 대해서 지지한다고 말했으니까 이제 된 거요.”라고 말하고 있다. 소승 불교에 대해 탐구했던 <만다라>를 확장하고 <비구니>에서 하지 못했던 여자 수도자들의 이야기를 이 영화에 모두 담아, 임권택 감독 자신이 믿고 지지하는 대승적 수행에 대해 분명한 어조로 말하고 있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 진성과 순녀의 수행방법의 차이와 대립은 중요하다. 순녀의 배경을 설명해주는 플래시백을 제외하고는 진성의 소승적 수행과 순녀의 대승적 수행이 평행편집으로 펼쳐진다. 자신의 구도만이 중요한 진성과 중생을 구원함으로써 자신의 깨달음을 얻으려하는 순녀는 마지막까지 서로 화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순녀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진성까지도 품으려 한다. 여기서 영화의 초점은 분명 순녀의 수행에 있으며, 세속에서 중생과 부대끼며 그들을 구원해야 한다는 순녀의 대승적 수행방법을 지지한다.
흥미로운 것은 순녀의 구원이 하나같이 남자들을 대상으로 그러므로 상당히 성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만다라의 소승적 불교에서는 남자 수도승들이 등장한 반면,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대승적 불교에서는 비구니들이 등장하여 수행적 방법에 따라 성차를 드러낸 것은 매우 시사적이다. 순녀를 둘러싼 대표적인 세 남자는 ‘아버지-월남전의 휴우증, 종현-광주 민주화운동, 박현우-빨치산의 아들, 연좌제’이다. 이들을 통해 임권택 감독은 한국의 현대사를 적절하게 집어넣고 있으며, 진성의 대학생활을 통해서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학생운동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순녀는 마치 자신의 몸을 던져 (남성의) 역사를 치유하는 매개가 되는 것처럼 보인다. 아버지의 마지막 깨달음을 이어 대승적 수행의 길에 들어서고, 종현으로 하여금 <낙화암 연가>를 쓰도록 하고, 자신의 길을 버리고 박현우의 인생을 구원한다. <아제아제 바라아제>는 소승적 수행을 벗어나 민중과의 만남 속에서 실천을 할 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대승적 수행을 사회문제에 적절히 점철시키며 임권택 감독 자신의 관점을 잘 구현하고 있지만, 구원의 대상과 구원하는 주체의 성차
에 대해서는 상당히 문제적으로 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 제작후일담
- 한승원의 동명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영화화
- 모스크바 영화제에 출품시 한국과 러시아는 국교가 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일본과 프랑스를 거쳐 러시아로 입국해야했다.
- 강수연은 베니스 영화제(<씨받이>로 여우주연상 수상)에 이어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여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 강수연은 머리를 삭발하고서 고등학생 시절부터 약 10년간의 세월을 묘사하기 위해 각 장면에 맞춘 7개의 가발을 만들어 썼다고 한다. 그 중에는 자신의 머리로 만든 가발도 있었는데 강수연은 그 가발이 제일 애착이 간다고 했다고 한다.
- 삭발을 감행하면서 <아제아제 바라아제>에 출연하는 의미에 대해 강수연은 당시 『TV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종교문제만큼 다루기 어려운 소재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더욱 오기가 솟았다고 말하면 너무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지만 가장 솔직한 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