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베트남 참전 상이군인은 진석에게 시집 온 수옥(김자옥)은 심한 말더듬이다. 전투용 베이컨 통조림 20개를 들고 귀대한 그는 통조림 몇 개로 아내를 맞는다. 수옥은 경제적 어려움과 남편의 구박 속에서도 악착같이 일하며 친정에서 얻어온 대나무로 죽세공업회사를 세워 경제적인 성공을 거두게 된다. 수옥은 아들을 낳지만 그 역시 엄마의 말더듬이 흉내를 내다 특수학교에 보내진다. 한편 진석은 추월이라는 여자에게 빠져 수옥을 구박하고 추월은 진석의 가정을 파산시키려고 음모를 꾸미게 된다.
그 설정이나 인물 관계, 제목에 이르기까지 <하녀>를 비롯한 일련의 ‘여(女)’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 <수녀(水女)>는 일하는 여성과 무능한 남성, 질병 혹은 장애 등으로 상징되는 신체적으로 결핍된 여성 등 김기영적 모티브가 반복적으로 사용된 작품이다. 특히 절름발이 남편과 벙어리 아내라는 설정 자체는 시대극 <고려장>에서도 등장했던 것이다.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수옥이 더듬거리며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출처 : 시네마테크KOFA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