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전쟁 고아 출신인 침해는 덕망 있는 젊은 승려로서 고승의 법통을 이어받을 마지막 후보가 된다. 단식과 율법 대결 등을 거친 그에게 마지막 과제로 아름다운 비구니 묘혼을 통한 이성에의 진리탐구가 주어진다. 영화는 고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원작은 물론 깨달음을 위한 구도정진을 주로 그리는 대개의 일반적인 불교영화와는 궤를 달리한다. 법통 계승을 둘러싼 올깨끼(어린 나이에 절에 들어온 승려)와 늦깨끼(장성하여 절에 들어온 승려)의 경쟁과 권력 다툼을 중심으로 침해와 묘혼이라는 젊은 남녀승이 떠맡은 사랑과 육신의 업을 다루고 있는 영화는 산사를 배경으로 한 불교영화의 외피 속에서 인간의 욕망을 둘러싼 힘의 쟁탈전을 그리고 있다.
(출처 : 시네마테크KOFA 기획전)
전화 속에 헤매던 고아 침해는 서산사의 고승 무불당에게 구출되어 입산수도의 길을 걷게 된다. 탁월한 젊은 승으로 성장한 침해에게 법통을 이어받기 위한 마지막 시련이 가해진다. 고승은 그에게 묘혼을 접근시켜 인연을 맺게 함으로써 시련을 주나 침해는 재빨리 여자에 대한 자신의 번뇌를 청산하고 단식수도하여 이 난관을 이겨낸다. 그러나 두 젊은이 사이에 사랑의 싹이 튼 것을 알아차린 고승은 자신이 정신적으로 범했던 파계의 정체를 거리낌없이 침해에게 보여주어 침해와 묘혼을 속세로 돌아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