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화가인 시몬(김진규)은 해방 전 일본 경찰에게 혹독한 고문을 받은 후 다시 붓을 들지 못한다. 해방 후 몇 년 동안 붓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그의 앞에, 그가 미술선생 노릇을 하던 시절 동료 음악선생의 딸이었던 렌(김명진)이 어른이 되어 나타난다. 절망 끝에 자살을 결심한 시몬은 밤거리 여인과 하루 밤을 보낸 후 그녀를 떠올리며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은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다. 한국전쟁 발발 후, 대통령상 수상 전력 때문에 북한군에게 쫓기게 된 시몬은 렌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러나 인민군 장교가 된 렌의 야학 동료교사 박선생에게 들키는 바람에 렌과 함께 수용소로 간다. 수용소에서 북한의 여군관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그녀와 함께 있던 시몬이 살인자로 지목된다. 시몬과 렌은 총살형에 처해지지만 죽음 직전, 박 선생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 1950년 9월28일 서울 수복 후, 렌과 시몬은 서울에 있는 시몬의 집으로 돌아온다. 렌이 시몬 아내(김지미)의 한복으로 갈아입었을 때, 시몬의 아내가 들이닥쳐 렌을 때리고 비난한다. 울면서 시몬의 집을 뛰쳐나와 예전의 야학으로 돌아온 렌은 전쟁고아가 된 아이들과 만난다. 다음해 1월, 중국군이 밀려내려 오자 렌은 고아들과 함께 피난을 떠난다. 렌은 기차 위에서 시몬과 재회하지만, 시몬을 떠나달라는 시몬 아내의 요구를 받고 기차에서 내린다. 렌이 떠난 것을 안 시몬은 렌을 뒤쫓아간다. 시몬은 렌을 찾아내지만, 렌은 이미 추위과 배고픔 때문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있었다. 렌의 손에 쥐어진 시계를 본 시몬은 렌이 바로 자신이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 그 밤거리 여인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오열한다. 시몬은 렌이 남긴 아이들과 함께 피난길에 오른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