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한 마을에서 자란 석이(오영일)와 순이(문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그러나 순이가 가난한 소작인의 딸이기 때문에 석이의 부모는 순이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마을에는 글방의 훈장이었던 박만영(최남현)이 오랜 병으로 앓고 있었다. 그의 아들 인달(이대엽)과 함께 박만영 밑에서 글공부를 했던 석은 아버지를 따라 병문안을 다녀온다. 그런데, 한의사는 젊은 처녀의 따뜻한 몸기운으로 식어가는 아랫도리를 덥혀주어야 한다는 처방을 내린다. 동네에서는 박만영을 재생시킬 의논을 벌이고, 평소 순이와 아들 석이가 좋아하는 사이임을 걱정해오던 석이 아버지의 강력한 주장으로 순이를 박만영 영감의 소실로 들여보내기로 결정한다. 석이 부모는 석을 외가에 심부름을 보낸다. 이튿날 순이는 신랑도 호행도 없이 쓸쓸하게 가마를 타고 박만영 영감에게로 팔려간다. 외가에서 돌아온 석이는 몸부림을 치며 모든 사람들을 원망한다. 순이를 잊지 못하는 석은 어머니에게 서울로 공부하러 가겠다고 여비를 얻어내어 몰래 순이를 불러낸다. 영문 모르고 나온 순이를 데리고 석은 곧장 도망쳐 어느 어촌에 정착해 어물장사를 하며 산다. 한편, 박만영은 죽고,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맹세하며 석을 찾아 나선 박만영의 아들 인달에게 잡힌 석은 매를 맞고 빈 배에 눕혀진 채 바다로 떠내려가 버린다. 석을 기다리던 순이는 해변가로 내려온다. 아기는 죽었고 석이 임자 없는 배에 실려 바다로 밀려갔다는 것을 안 순이는 낭떠러지에서 바다로 몸을 던져 사랑하는 석의 뒤를 따른다. (『여원』과 한국일보 신문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