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한남목재의 여사장인 최옥선(황정순)은 사업확장을 위해 외동딸 수정(태현실)을 돈 많은 재일교포 2세인 마대웅과 정략결혼 시키려 한다. 마대웅은 수정과의 결혼을 댓가로 최옥선 사장의 사업자금에 많은 도움을 주지만, 정작 수정은 지나친 모성 컴플렉스 환자인 마대웅에게 부담을 느껴 그를 피해 다니는 처지. 한편 최옥선 사장의 앞집에는 조그마한 구멍가게지만 소신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는 도사권(이대엽)이 살고 있는데, 최옥선과 수정 두 모녀는 그를 매번 무시하고 사사건건 마찰을 일으킨다. 최옥선 사장의 남편인 오진도는 사업은 부인에게 맡긴 채 삼국지 읽는 것이 취미인데, 대학도 나오고 실력 있어 보이는 도사권이 소박하고 착실하게 자기 일을 해나가는 모습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한다. 최옥선은 사업부지 확장을 위해 도사권에게 가게를 팔라고 권하고, 집을 팔면 집값도 후하게 쳐주고 회사에 채용하겠다는 조건들을 제안하지만, 도사권은 십이대 동안 한 자리에서 살아온 남산골 집을 떠날 수 없다고 고집한다. 수정의 결혼문제에 대한 아내의 처사가 못마땅하고, 또한 도사권의 사람됨을 알아본 오진도는 유서를 쓰고 가출을 하는 연극으로 수정과 도사권을 연결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수정은 아버지가 거처하고 있다는 절에 도사권과 함께 가게 되면서 처음으로 그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도사권이 미래에 대한 알찬 꿈을 가지고 있는 성실한 사람임을 느끼고 그의 청혼에 설레어 한다. 최옥선은 공장신축 중도금 문제와 마대웅에게 진 빚 문제로 사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이 과정에서 도사권이 '낭만목장'이라는 넓은 땅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고아들을 위해 오래 자선사업을 해왔음이 밝혀진다. 최옥선은 사장자리에서 물러나고, 오진도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새 출발을 하게 된 한남목재의 전무이사로 도사권을 임명한다. 도사권의 속 깊은 선행은 신문지상을 통해 알려지고, 수정은 모처럼 보람과 꿈을 보게 되었다면서 행복해 한다(녹음대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