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이수근(박노식)은 남쪽을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고 있다. 그는 지금 판문점을 통한 귀순을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귀순하고자 하는 것은 공산주의 체제의 비인간성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과거 한미한 위치에 있었던 그가 현재 중앙통신사 부사장에 오르기까지는 그가 성실했던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의 은사인 송달현(김동원) 선생을 공식적으로 비판했던 것이 큰 몫을 했다. 그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존경하는 선생에 대한 거짓비판을 했었던 것이다. 이로써 그는 현재의 사회적 지위와 물질적 풍요를 성취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진남포 시찰 중에 강제노역 중인 송선생을 우연히 만나게 된 그는 선생의 부탁으로 평양의 직물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딸 송현옥(남정임)을 돌보기 시작한다. 현옥은 같은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과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평소 현옥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직물공장 세포책(독고성)의 방해로 그들의 결혼은 난관에 봉착해 있었다. 이수근은 선생에 대한 미안함으로 이들의 결혼을 적극 돕고자 하였으나 생존을 위해 당성을 생명처럼 여기는 아내(주증녀)의 반대로 여의치 않게 된다. 마침 수근의 회사 내 경쟁자인 또 다른 부사장 박건웅(최성호)는 이 상황을 알고 현옥에게 수근이 송선생을 비판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리고 결혼을 도와주는 댓가로 이수근을 공개비판해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수근의 공개비판장에서 현옥은 수근이 아닌 공산주의 체제를 비판하고 결국 총살당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이수근은 판문점 취재를 틈타서 월남할 것을 결심한다. 귀순에 성공한 그는 자유세계에서 사랑하는 처자와 함께 살게 해달라고 부르짖는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