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 돌무지 마을 주민들은 38도선 북쪽이 공산군 지배가 되면서 그들에게 시달린다. 유지출신으로 회색분자로 낙인찍힌 김시중(김승호)은 비바람 몰아치던 날, 북한군을 살해한 후 부상당해 도망치던 남한 청년(신성일)을 다락에 숨겨준다. 김시중의 딸 영애(남정임)는 청년을 간호하게 되는데, 둘 사이에선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한편 김시중의 큰 며느리인 달분은 열성 공산당원인 여맹위원장으로 가족까지도 철저히 감시해 가족들과의 갈등이 커진다. 청년이 발각되자 김시중은 딸 영애와 청년을 구하기 위해 이웃이자 옛 연인인 세포위원장(황정순)을 찾아가 민청위원장을 하고 있는 그녀의 아들 상달(오지명)에게 무릎을 꿇고 사정해 보지만, 당에 대한 맹목적 충정을 가진 상달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두 사람을 총살시킨다. 김시중의 가족은 반동가족으로 찍혀 온갖 고초를 겪게 되고, 김시중의 큰 아들 창봉은 마을의 다른 청년들과 함께 몸을 숨긴다. 그러던 중 전세가 바뀌어 마침내 국군이 입성하게 되고, 퇴각하던 인민군들은 달분의 가족을 반동이라며 처형하려 한다. 달분이 자신이 당을 위해 얼마나 충성을 해 왔는데, 사상도 모르는 어린 아이까지 죽이려 하냐면서 절규하자, 공산당은 달분에게 변절자라며 총살한다. 돌아온 김시중의 아들 창봉이 그동안 악랄하게 마을 사람들을 괴롭혔던 상달에게 역사는 뒤집혔다면서 그를 처단하려고 하자, 김시중은 손주를 안고 뛰어와서, 우리는 피로 보복해서는 안된다며 자유는 피가 아니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자고 부르짖는다.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