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조직에 속한 산업스파이로 활동하는 석구(신성일)는 어느 회사에 잠입하여 서류를 훔치다 본의 아니게 사람을 죽이고 양심의 가책을 느낀 나머지, 조직으로부터 탈퇴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조직의 이사장(이향)과 최상무(최봉) 등은 그를 제거하기 위해 그에게 도피를 요구하고, 감시의 목적으로 창녀 선(문희)을 붙인다. 덕수궁 근교를 서성이며 몸을 파는 선은 3일간만 석구와 신혼부부로 행세한 채 여행을 떠나면 밑바닥 생활을 벗어날 대가를 받는다는 조직의 제안을 받고 석구와 동행한다. 여행 첫 날, 조직의 음모를 모른 채 조직의 지시로 설악산에 마지못해 여행을 온 석구는 처음에 선을 어색하게 대하고 다른 부부 여행객들도 이를 이상하게 여긴다. 여행 2일째, 선이 창녀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두 사람은 그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는다. 그러나 설악산을 오르내리며 석구와 동행하는 가운데 선은 그의 순수함과 건실함에 매혹되어 사랑에 빠진다. 조직에 대한 환멸과 죽음의 예감을 시시각각 느끼는 석구 또한 선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하지만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범죄소설가로 신분을 위장하고 이 여행에 동행한 킬러(이해룡)에게 감시를 당하고 마침내 여행 3일째, 석구를 처치하기 위해 최상무 일행이 설악산에 도착한다. 계곡과 암벽, 절벽에 놓인 계단을 넘나드는 긴 추격전 끝에 석구는 간신히 최상무 일행을 제거하지만 킬러의 총탄에 맞아 숨을 거둔다. 총소리를 들은 여행자들이 달려와 석구의 신원을 물어보지만 그녀는 어느 것 하나 알지 못한다. 서울로 돌아온 그녀는 다시 덕수궁 근교로 돌아와 호객행위를 한다(영화)